국토교통부는 20일 이런 내용을 담은 부동산 중개수수료 개편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매매의 경우, 6억원 이상의 주택으로부터 인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6억~9억원 미만의 경우 0.5%에서 0.5%로 요금 상한선이 낮아진다.
최대 0.9%를 적용받던 상한선(9억원 이상)은 세분화된다.
9억~12억원 미만은 0.5%, 12억~15억원 미만은 0.6%, 15억원 이상은 0.7%가 적용된다.
임대차 역시 거래액 6억 이상 0.8% 적용되던 기준이 세분화된다.
6~12억원 미만 0.4%, 12억~15억원 미만 0.5%, 15억원 이상 0.6%로 조정된다.
집값 급등으로 치솟은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자 정부가 개편을 통해 진화에 나선 것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이 10억원을 넘고 수수료만 1000만원에 육박해 서비스에 비해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았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말 중개수수료 산정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한 뒤 올해 2월 수수료 개편을 국토교통부 등에 권고했다.
17일에는 국토교통부와 국토연구원이 ‘중개·보수 및 중개서비스 개선방안 토론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정부와 공인중개사협회 등이 모인 자리에서 최고요율 조정에는 합의했지만 거래물량이 많은 6억~9억원대 구간에 대해서는 입장차가 확연했던 만큼 중개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토론회에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윤상화 이사는 고가 구간이 아닌 일반 구간은 중장기적으로 협의해야 한다며 아파트 매매 거래가 줄고 있어 상황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광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사무총장도 11만 개업중개사 중 55%가 간이과세자이지만 연간소득으로 보면 1500만원 수준이라고 항변했다.
출처 게티 이미지 뱅크 인터비즈 수정
반값 중개수수료 반값 및 새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개편안이 수수료 인하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데, 중개산업 전반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인중개사 시험 합격자가 늘어나면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영세 규모의 부동산이 대다수여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
소비자들은 높은 수수료뿐 아니라 서비스 품질에도 불만을 표시한다.
국토교통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부동산 거래자의 절반가량은 전문성과 신뢰성을 낮다고 평가했다.
(사례자 1500명을 대상으로 평가) 전문성에 대해 40.7%는 낮은 수준, 5.7%는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인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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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부동산 스타트업은 소비자 페인포인트를 공략하고 중개수수료와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의 합성어인 ‘프롭텍’ 시장은 세계적으로 성장 중이며, 국내에서도 지난해 프롭텍 스타트업 매출이 1조원을 넘는 등 프롭텍 분야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프롭텍포럼자료)
집토스는 2016년 시작한 부동산 중개 스타트업이다.
원룸과 소형주택을 중심으로 중개를 시작해 최근에는 아파트까지 영역을 넓혔다.
현재 매매계약 보수요율은 거래금액에 관계없이 최대 0.4%까지 운영된다.
9억원짜리 집을 사겠다고 할 때 현재 최대 0.9%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온라인 서비스는 언제나 팔자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집토스는 서울 수원 등지에 20개 직영 오프라인 부동산을 운영하며 문제를 해결했다.
올해 1분기 누적 거래액은 1조원을 달성했고 올해 매출은 60억~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는 ‘주택 구매 시 중개수수료 0원, 구매 시 중개수수료 반값’을 내걸고 영업하고 있다.
플랫폼을 통해 매도자와 구매자를 직접 만나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등록된 공인중개사 중 한 명을 골라 법적으로 하자가 없도록 업무를 맡기면 된다.
부동산중개업소는 오프라인 부동산을 열지 않고도 영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원가 절감으로 수수료는 낮추지만 주택매매거래 기준요율은 6억9억 미만 0.35%, 9억 이상 0.45%로 상한요율보다 낮다.
지난해 성남 분당 판교 등에서 파일럿 테스트를 한 뒤 서울 경기로 서비스를 시작한 다윈중개사는 최근 전국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했다.
또 재건축 사업성 분석과 개발 호재, 인공지능 기반 아파트 추천 등 IT를 활용한 부동산 정보를 제공한다.
변호사가 창업한 트러스트 부동산은 자사의 온라인 플랫폼에서 중개할 경우 일률적으로 99만원의 수수료를 받는다.
등기 세무신고 등 법률서비스까지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당초 변호사 부동산으로 불렸지만 부동산 중개인들과 갈등을 빚어 무등록 중개 업무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현재는 부동산 중개와 법률 서비스를 별개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나오카타는 6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중개계약 시장에 뛰어들 것임을 시사했다.
부동산중개업소와 파트너십을 맺는 온탁트 파트너스 모델을 통해서다.
직방이 이용자와 중개업소를 맺고 계약이 체결되면 수수료를 절반씩 나눠 같은 구조다.
이와 함께 VR로 매물을 볼 수 있게 하고 전자계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번거롭지 않게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VR로 집안을 둘러보는 VR홈투어. 출처직방 수수료 인하와 프롭텍 진출 모두 공인중개업계에서는 달갑지 않은 일이다.
앞서 ‘반값 수수료’를 내건 다윈중개인중개업소는 공인중개사협회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직방도 온택트 파트너스 모델 발표 이후 업계에서 골목상권 죽이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일부 부동산은 수수료 개편안 발표 이후 인하에 반대해 휴업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시류를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수수료보다 서비스 차별화가 필요하다.
정부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낮은 수수료를 내세운 스타트업들과의 수수료 격차가 줄어든다.
돌아다니기보다 손품 팔기에 익숙해진 시대, 점점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이 중요해질 것이다.
기존 프롭테크 업체와의 제휴, 또는 공인중개업계만의 새로운 서비스 제공 등 달라진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다.
제작 박은혜ㅣ디자인 김수우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