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2020. 02. 22. ~ 2020. 0 4. 19. 16부작
요즘 같은 현실에 가족 드라마가 가능할까?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고, 가족보다는 개인이 우선이 되는 시대입니다.
가족 드라마는 왠지 구시대의 유물처럼 보일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김태희 드라마 ‘하이바이마마’를 보면 가족 드라마 시대에 맞춰 옷을 갈아입었을 뿐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공포가 아니라 연민의 존재로 해서 그린 고스트맘
보통 귀신은 산 사람을 놀라게 하는 공포의 존재로 등장하지만 김태희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에서는 고스트 엄마 차유리 역의 김태희를 무섭기는커녕 코미디 캐릭터 또는 눈물을 흘리게 하는 연민의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그는 딸 서우진을 임신하고 사망하여 한 번도 껴안지 못하고 유령이 되어 가족 주위를 전전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무려 5년이나 한겁니다.
그러다 보니 그 오랫동안 가까이서 바라볼 수 밖에 없고 말도 걸지 못한 고스트맘의 마음이 연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드라마 ‘하이바이마마’는 고스트마마를 다시 태어나게 하기 위한 과감한 선택을 시도하게 됩니다.
항상 따라다니다 보니 딸이 귀신을 보기 시작했죠. 그렇게 유령을 보다가는 무당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를 듣고 차유리는 절망하고 신에게 대들게 되죠. 그리고 그로 인해 차유리 양은 49일 동안 다시 태어나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강화역의 이규형은 아내이면서 아내인 자신의 거처를 찾으면 살아갈 수 있다는 조건이 주어졌습니다.
김태희는 하이바이마마에서 환생이라는 사실, 비현실적인 설정이지만 이를 시청자들에게 납득시키는 연기를 보여 김태희 인생드라마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이런 내용을 보여주는 것이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살아있을 때는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게 죽었다.
살아난 자의 시선을 보면 완전히 다르게 다가가는 법이죠. 그것도 49일 뒤에는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더 소중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가상의 설정으로 하이바이마마에서는 생물과 망자가 공존하는 세계를 그려줍니다 김태희는 귀신이 되어 오열하고 있는 가족을 통해 삶 자체가 망가지고 웃음을 잃어 빌부를 통해 다시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고 기일을 지켜주는 외톨이들을 통해 살았을 때 얼마나 본인에게 소중한 사람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들이 자신을 위해 불생 속에서도 배움보다는 행복한 삶을 찾기를 바랍니다.
이규형의 결혼으로 인해 서우의 계모가 된 오민정고 보결 역을 바라보는 유리의 시선도 질투보다는 고마운 마음이 먼저죠. 안 웃는 이규형이 안쓰러워하던 김태희는 고보결이 나타나 위로를 받고 조금씩 웃는 걸 보고 좋아했어요. 또 내 딸을 위해 일도 포기한 채 힘든 육아를 하면서 친딸처럼 돌봐주는 보궐선거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또 살 수 있다 하더라도 그 자리는 이미 본인 자리가 아니라는 것도 인정합니다 김태희가 귀신이었을 때 이웃처럼 지냈던 귀신 이야기도 함께 소개됩니다.
그 유령들도 자신을 잊지 못하고 매일 찾아오는 가족과 억울한 죽음으로 손에 잡히지 않지만 그들을 껴안기도 합니다.
이렇게 하이바이마마와 같은 인물들이 산 자와 죽은 자의 이야기를 다채롭게 다루면서 드라마의 재미를 더해주었습니다.
‘하이바이마마’의 등장인물을 보면 악역이 존재하지 않았던 드라마여서 더 좋았어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흔히 있는 가족 간의 갈등, 대립, 뚜렷한 악역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환생이라는 비현실적 설정을 가지고 왔지만, 그래서 더 가족 드라마라는 클리셰에서 벗어나기 위한 구절로 어떤 것을 말해줄지 상투적인 드라마의 소재에서 벗어나면서 이 시대에도 가족 드라마는 가능하다는 것을 말해 주기도 했습니다.
하이바이 마마의 결말은 준비할 틈도 없이 세상을 떠난 김태희의 환생을 통해 살아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보다 딸을 위해 승천한 김태희와의 두 번째 이별이 아쉬웠지만, 남은 사람들의 슬픔을 완벽하게 달래준 49일이라는 시간은 선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던 사람들을 해나가면서 슬픔보다는 행복하고 채워주고 평범하지만 소중한 가치를 일깨워주는 드라마였습니다 김태희는 49일 동안 상실을 겪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어, 일상 속에서 소중한 사람들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 귀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한 드라마를 만들었습니다.
김태희 드라마 하이바이 엄마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한 등장인물의 열연이 인기의 원동력이었어요. 유쾌한 웃음과 애틋한 눈물 연기까지 배우들의 시너지가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리면서 드라마를 완성시켰습니다.
5년 만에 돌아온 김태희는 시청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어 호평을 받았고 진정성 있는 연기로 폭넓은 스펙트럼까지 보여준 김태희는 완벽한 복귀였다고 생각합니다.
조강화 역의 이규형은 믿을 수 있는 배우라는 저력을 보여줘 드라마의 감정선을 탄탄하게 다져주는 중심축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한층 성숙한 연기력으로 조서우의 어머니 조강화의 아내로 성장해 가는 오민정의 모습을 완벽하게 보여준 고보 결과, 신동미, 오의식, 김미경, 박수연, 김미수는 시청자들의 눈물 버튼으로 활약해 코끝이 찡해지는 감동을 주었죠. 웃음과 공감을 심어준 배우들의 열연을 통해 하이바이 마마의 결말까지 가득한 감동을 선사했습니다.